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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카톡으로 한국 결혼식 준비연애 결혼 육아 이야기 2021. 6. 23. 06:17반응형
본 게시물은 2017년 3월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둘만의 결혼식 후,
한국 결혼식을 숙제로 남긴 채
2016년 1월 영국으로 출국했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첫 결혼이라 가능한 한 빨리
결혼식을 하는 게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인데,
천리만리 떨어진 영국에서 한국 결혼식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기에
일단 2016년 봄부터 결혼식 준비 계획을 짰다.
우선 내 목표는 식을 해치우는 거였고,
거리상 여기저기 알아볼 처지도 안되였기에
가장 저렴한 시기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곳과
집중적으로 결판를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직장 다닐 때 회사 사무실 1,2 층이 웨딩홀 (센텀 사이언스파크 웨딩홀)이었는데
더 파티(The party)를 뷔페로 끼고 있는 곳이었다.
그 당시 더 파티는 부산에서 꽤 괜찮은 뷔페로
소문이 난 터라 식사는 일단 합격이었다.
또한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친지들, 부모님 지인들,
내 동료 & 친구들이 오기에는 가까웠고, 소문난 뷔페인 만큼 주차장도 아주 넉넉했다.
회사에서 사내 이벤트 할 때 각각의 웨딩홀을 미팅룸으로 빌려 쓴 적이 있는데
천장이 아주 높고 장식을 예쁘게 해 놓아서
다음에 여기서 결혼하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한
적이 있다.
우선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전체적으로 보니
기대한 것만큼 웨딩홀이 너무 예뻐서 가격만 맞으면 무조건 여기로 밀어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과장님의 도움으로
대략적인 웨딩홀 견적 사항을 파일로 받았다.
각 웨딩홀 별로 프리미엄과 스페셜
두 가지 옵션이 있었고,
둘의 차이는 무대 구성, 사진수, 사진 퀄리티 등에
따라 나뉘었다.
기본적으로 본식 + 촬영이 포함되어 있는 구성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내가 마음에 들었던 웨딩홀은 1층 더라움홀 이었고,
라이브 음악이 있는 걸 선호해서 재즈 3중주가 포함된
프리미엄으로 선택했다.
원래 더라움홀 프리미엄 가격은 기본 700만 원 (450만 원 + 250만 원)이었으나
비수기에 할 경우 반값으로 진행해 준다고 한다.
이 금액은 스+드+메가 모두 포함된 가격인데
나는 스튜디오 촬영을 할 계획이 없어 제외하니
100만 원이 빠져 비수기 금액으로 총 375만 원에 계약했다.
뷔페 비용은 별도이며 금액은 인당 4만 원 정도이다 (주류/음료 제외)
센텀 사이언스파크 웨딩홀은 꽤 인기가 있는 곳이다
보니 금액이 만만치 않았지만
비수기 금액으로 할인을 받으니 부담이 덜 되었다.
너무 추울 때에나 너무 더울 때에는 피해서 3월 말경으로 알아봤는데,
다행히 3월까지 비수기 가격을 적용되었다 (앗싸)
이제 같은 건물에 입주한 입주 직원임을 무기로 추가 할인금액을 요구했는데,
(직장을 그만뒀지만 영국으로 파견 근무를 갔다고 뻥침)
비수기 가격이 이미 반값 할인이 적용된 거라
추가 할인은 안된다고 하고,
대신 서비스를 더 끼워 준다고 했다 (그게 어디임)
그래서 부케 및 스크린 영상을 무료 서비스로 골랐다.
대략적인 견적서를 받고 나서부터
모든 세부적인 상담과 협상은
웨딩플래너와 보이스 톡 혹은 카톡 메세지로
이루어졌다.
시차도 있고, 평일에는 직장을 다녀야 해서
주말을 이용해 상담을 했다.
(근무 시간 외에도 답변 잘 해준 웨딩 플래너에게 감사)
신랑이 한국말을 전혀 모르기에 주례 없는 예식으로
정했고,
내가 기독교 신자여서 목사님께 결혼 선포 및 기도를 부탁드렸다.
혼인서약서, 결혼 선포 예문 및 식순은 웨딩업체에서 받은 예문을 토대로
인터넷을 참고하여 국, 영문으로 만들었다.
내가 제일 스트레스를 받은 건, 주례 없는 결혼이기에
주례 말씀 시간 대신에 무언가로 채워야 하는 것이었다.
5분은 보통 신부의 아버지가 편지를 낭독하는 식순이 많아서
나도 그걸로 했는데 나머지 5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안타깝게도 신랑 측에서 아무도 올 수 없어서
신랑 가족들의 축하 메세지를 영상에 담아 보여주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영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ㅜㅜ
이런 거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서 막막했지만 유튜브랑 인터넷 참고해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선 신랑 가족들의 메세지를 차례대로 촬영하고,
어울리는 음악을 고르고,
메세지 중간 신랑 어릴 적 사진들, 돌아가신 시어머니 사진, 설명 문구를 짤막하게 만들어 음악 1절에
끝날 수 있게끔 편집했다.
아마추어지만 만족할 만한 영상이 나올 때까지
편집을 수십 번 한 거 같다.
이렇게 해서 큰 건은 대략 정했고, 나머지 자잘한 사항
(부케 꽃 종류, 축전, 축의금 봉투 등등)은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카톡으로 결정했다.
드레스는 가능한 결혼식 전 최대한 이른 날짜에 입어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누군가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드레스를 미리 찜해
놓으면 나는 선택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영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결혼식 전 2주 전이 최대한 빨리 들어가서 드레스를 고를 수 있는 날이었다.
신랑은 결혼식 일주일 전에 들어와서 턱시도를 골랐다.
드레스는 총 3벌을 입어봤는데 다행히 셋 중에
마음에 드는 한 가지가 있어서 그걸로 최종 선택했다.
결혼식 2주 전 한국에 들어와서 웨딩플래너와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고 최종 사항을 점검했다.
그동안 카톡 메세지와 보이스 톡, 이메일 등으로 1년간 대화하다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니 신기하기만 했다.
여러모로 잘 챙겨주셔서 결혼식은 무사히 잘 마쳤다.
결혼식은 나에게 무거운 숙제와도 같았는데
평소에 마음에 들었던 곳과 얘기해서
비수기 가격으로 진행하니 식도 가격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카카오 보이스 톡이 아니었음 결혼식 준비하다 폭발할 뻔 ㅎㅎ준비할 때는 힘들고 굳이 식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에서 결혼식 사진을 보니
그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는 건 역시 사진뿐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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