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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 오는 소리
    영국 생활 2021. 5. 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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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은 4월 초 잠깐 따뜻해지나 싶더니 이내 기온이 다시 10-12도에 머무르고 있다.

    (언제까지 겨울 파카를 입어야 하는지 에휴...)

     

    날은 추워도 자연은 봄단장에 한창이다. 

    개나리 벚꽃은 이미 한창이었다가 여름 맞을 준비를 하고,

    나뭇가지만 앙상하던 것이 파릇파릇 잎이 제법 돋아난다.

     

    우리 동네 기다란 narrow boat가 지나다니는 운하 주위로는 녹음이 짙다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 그리고 눈부실 듯 빛나는 강이 한 폭의 수채와 같이 너무 아름답다. 

    황사가 짙은 요즘 한국에 비하면 너무 운이 좋은 날씨다. 

     

    평소 잘 안 가던 코스로 산책을 나가봤는데, 넓은 잔디밭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 동화 속에 들어온 거 같다.

    여기저기 힐끗힐끗 보이는 노란빛의 수선화가 풍경 속 색감을 더 빛나게 했다. 

     

    영국은 비가 많이 와서 모든 풀들이 어마 무시하게 빨리 자란다. 

    특히 봄, 여름같이 기온이 따뜻해지면 더욱 왕성하게 자라서 거의 2주에 한 번은 잔디를 깎아줘야 한다. 

    이러한 산책 코스들의 공용 잔디는 council에서 깎아주는데 영국에서 고용된 잔디 깎은 직원들은 한국에 비해 일이 세네 배로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 이곳에 자전거 타고 왔을 때 풀이 내 무릎까지 와서 여기는 일부러 이렇게 보존하는 가보다 했는데, 오늘 와보다 다 깎여있다!

    직원들이 여태 일을 안 한 거였네 ㅎㅎㅎㅎ

    우리 집 잔디도 뒤돌아서면 무성해지는데 이곳은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자랄는지 ㅎㅎㅎ

    이래서 council tax를 비싸게 청구하는 가 보다..

    영국 전원 마을 풍경이라 하기에 딱인 거 같다 ㅎㅎ

    왠지 하이디가 뛰어올 것만 같은 ㅎㅎㅎ

     

    이른 봄부터 나오는 명이. 명이가 영어로 wild garlic 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고깃집에 가면 주는 명이 짱아찌만 먹다가 쌩 명이를 따다 쌈으로 먹으니 확실히 마늘 맛이 살짝 났다.

    그런데 상추 저리 가라이다.

    명이 쌈 너무 너무 시골 밥상스런 분위기! 딱 내 취향이닷!

     

    영국은 명이가 흔하게 난다고 한다.

    햇빛이 잘 안들고 물가 주위에서 잘 자란다는 명이..

    영국 날씨 덕인지 명이가 잘 자라는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곳인거 같다.

    지인 덕분에 명이도 직접 채취해서 요즘 매주 맛있게 먹고 있다. 

    더욱이 한국에서 구매하면 꽤 비싸던데 여기서 다 공짜다 ㅎㅎㅎ

    냉이, 달래의 그리움을 명이도 채우고 있다. 

     

    우리 집 정원에도 2년 전 심어둔 꽃들이 매년 잘 올라와 주어 뽐내고 있다. 

    추운 초봄을 뚫고 올라온 아주 용감한 녀석들! 아주 많이 칭찬해요!!

     

    영국 곳곳에 있는 가든센터는 이미 많은 봄꽃들을 팔고 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은 겨울 내내 움츠린 내 마음을 무장해제시켜 지갑을 열게 했다. $$$$$$

     

    코스모스는 한국에서는 가을꽃인데 여기는 봄에 파는 게 신기했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쁘면 장땡이지 ㅎㅎ

    한국에 살면서 평생 본 적 없는 꽃들도 많았다. 

    이름은 어차피 영어라 기억도 못하고 국화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국화보다 훨씬 예쁜 꽃들이 꽤 있어서 겟겟했다. 

     

    날씨는 아직 춥지만 이런 거 보는 것만으로 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얼른 따뜻해져서 정원에서 선탠하는 날이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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